우리 아버지로 말할거같으면 한평생을 주식 중독으로 보낸 사람임.
본업은 개인택시인데 일하다가 주식 장열리는시간 9시부터 15시까지는 주식한다고
집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게 국룰이었음.
그러다 1년전쯤에 집이랑 택시 담보잡고 보험까지 중도 파기해서
2억쯤 빌려서 주식으로 싹다 날린거 엄마한테 뽀록나서 집안이 난리가 남.
그 때 내가 말을 좀 심하게했는데 (당신은 주식 중독이고 미치광이다, 이놈의 집구석 내가 엎을거다 이런식으로)
이 새끼가 권위주의 개심하고 자존심은 개쎄서 막둥이 아들한테 한소리 들었다고 나 자살할거라면서 개 난리를 침.
나 죽으면 니 때문인줄 알라고.
그 때 시험 공부 준비하면서 편의점 알바하는 중이었는데 그 전화받고 억장이 무너지더라.
아무튼.. 그 난리 뒤로 서먹해지고, 집에서 주식 안하긴 하는데
아마 스마트폰으로 계속 하고 있는것 같음 요즘 맨날 눈이 시뻘겋더라고.
게다가 그 주식빚 관련해서 말만 꺼내면 나 뒤져버릴거라느니 협박을 해대서
가족 아무도 말도 못꺼내고 그냥 덮고 지내는 중이었음. 아무렇지 않은척.
그러다 오늘, 원래라면 밥먹을때 유난히 꼴도 보기싫어서 겸상도 안하는데,
오늘은 어쩌다 엄마랑 셋이서 겸상을 함.
아버지는 원래 수다스럽고 원래 아무 생각없이 씨부리는게 주특기임.
또 내 취업 관련해서 씨부리더라고. 참고로 난 4학년 졸업반임.
"어떻게 동현이(매형) 한테 함 사정하면 임마 자리 하나 안꽂아줄라나?"
저번에 명절때 매형 왔을때도 쪽팔리게 이런 소릴 하더니,
몇번짼지도 모를 실없는 소릴 하더라고. 갑자기 너무 열받는거야.
차라리 진짜 실현가능성이라도 있는 얘기면 화는 커녕 개꿀이지.
근데 매형은 대기업 다니긴 하는데 인사담당자도 아닐뿐더러
본인도 빽으로 들어가서 지몫 챙기기도 바쁜 한낱 엔지니어에 불과함.
안그래도 늦둥이+막내라 나때문에 부모가 일을 계속 해야하는 상황같아서
하루빨리 취업해서 독립해야한다는 부담감이 가득한데,
허구언날 내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아무 맥락도 없는 그런 이야길 하니까 너무 빡치는거야.
그래서 존나 화냈다. 제발 그런 실없는 소리좀 하지말라고.
그걸 시작으로 둘이 말이 길어지다가 언성이 높아지고,
아버지가 개 빡칠때 특유의 모션을 취하더니 때릴려고 벌떡 일어남.
안그래도 평소에 개패고 싶었는데 개좆같아서 나도 덩달아 벌떡 일어남. 제정신이 아니었음.
나이 스물여섯 먹은 아들 힘으로 제압할려고 하는 아버지도 웃기고, 나도 웃기지.
내가 노려보면서 덩달아 일어나니까 어이가 없다는 식으로 진짜 죽일듯이 달려드는거야.
여차하면 내가 진짜 개 팰뻔했는데 엄마가 필사적으로 말린 덕분에 사태가 진정됌.
"애비한테 니가 지금 그게 뭐하는짓이냐 부모 죽일 호로새끼야"
"쳐봐.쳐봐. 아버지같지도않은 새끼야"
이런 식의 대화였음.
그러더니 완전 정신병자처럼, 내가 살아서 뭐하겠냐 여기서 그냥 죽어버려야겠다 이러면서 또 지랄을 함.
진짜 1년전 그 혐오스러운 모습이었음. 모든게 남탓.
지가 지인생 그렇게 만들었으면서. 한심하고 불쌍한 병신같은 새끼.
내 눈앞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는데 억장이 무너졌다.
이런 한심한 새끼가 내아버지라는 사실이 너무나 혐오스러웠다.
너무나 감정적이고 충동적이고, 무능력한데다 자존심만 더럽게 센 역겨운 새끼.
겨우 이성을 되찾고, 이새끼 이러다 진짜 자살하면 내가 싹 뒤집어쓸까봐 무릎꿇고 대든거 잘못했다고 했다.
무릎꿇은 나한테 끝까지, 니가 비정상이야, 넌 어디가서 사회생활도 못할 새끼야,
다른집 새끼들은 안그렇던데 니가 특이한거야, 나중에 나 늙으면 패죽여버릴거지? 호로새끼야.
오늘부로 너랑 나랑 부모 자식 연은 끝이다. 내가 늙어서 빌어먹어도 너한텐 안간다,
니가 얼마나 성공할지 두고 보자 개새끼야. 이런식으로 날뛰면서 개폭언을 함.
이러다 노망난 할배되서 늙어 뒤질때조차 내탓할까봐 두렵다.
이 지긋지긋한 집구석에서 탈출해서 어디 먼 곳으로 간다고해도,
가족이라는 더러운 인연이 날 놓아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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