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다닐때였음
난 부모님이 지방에 계셔서 할머니랑 둘이 살았는데 사고로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됨
시험기간이었지만 어쩔수 없이 시험을 빠지고 빈소를 지킴
학교에서는 중간고사 성적 반영해서 걍 성적을 줬음
애들이 나 엄청 띠껍게 보기 시작함
그리고 왕따가 시작됐지 ㅇㅇ
너네 우유세례 맞아봄?ㅋㅋㅋㅋ
내가 유제품만 먹으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우유급식을 안했는데
어떻게 안건지 애들이 급식으로 나온 우유 모아다가
내 책에 터뜨리고 내 신발에 붓고 체육복 적시고 머리에 먹다남은 우유 집어던지고...
화장실 그 더러운 세면대에 우유 부어놓고 거기다 내 머리 쳐박고
눈코입으로 우유 들어가서 기절할것처럼 푸드득거리니까
미친년들이 "우리애기 많이먹었쪄여~?? 이제 얼굴 닦자~" 하면서 걸레로 얼굴 닦아줌
가려워서 온몸을 막 피나도록 긁으면 뒤에서 "아 드러워 시발ㅉㅉㅉ때도 안미나?" 하고 욕하고
이동수업 있는 쉬는 시간에 내가 화장실이라도 갈라치면
밖에서 불끄고 문잠가서 수업 못 들어간것도 한두번이 아님
이렇게 6개월을 살았음
그러고나니 그 사이에 10키로가 넘게 빠졌더군
왕따가 왜 그 따돌림에서 못 벗어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알음?
점점 세뇌되거든
사람 자체가 침울하게 바뀜
어지간한 비글같은 애들도 이런식으로 몇달 당하면 멘탈 보존 쉽지않을 것임
경찰에 신고하면 되지 왜 참고 살았냐고?
왕따 당해본 애들한테 물어보셈 왜 신고 안했냐고ㅋㅋ
신고해서 해결될 일이었으면 진작 했겠지
결국 고딩때 자퇴를 했음
나 도저히 이학교 수준 낮아서 못다니겠다고 핑계대면서 부모님 설득했음
어차피 대학만 잘가면 되는거 아니냐고 자퇴만 시켜주면 못해도 연고대정도는 가주겠다고 큰소리쳤음
우리부모님 엄청 쿨하신 분들이어서 가능했음.
왕따라는 건 집에 끝까지 비밀로 숨겼고 지금도 모르고 계심
근데 생각해보니 억울하잖음?
자퇴도 했고 이제 다신 볼일 없는 애들이니까ㅇㅇ
어떻게든 복수를 해줘야만 될 것 같았음
대학생 되서 마주치면 어쩌냐고?
그땐 이미 사회인이고 그때와서 유치하게 또 우유세례 같은거나 할 배짱이 있을까?ㅉㅉ
가서 다 엎어버려!!!!! 이게 말이 쉽지
왕따 당하는 애들은 머릿속으로 상상만 할 뿐 이거 절대 못함
왜냐? 담날 학교가서 걔네 얼굴 다시 봐야하잖음
아닌 척 해도 머릿속으론 하루에도 열두번씩 나 왕따시킨년들 등짝에 칼 꽂는 상상할걸?
다 벼락맞아 디져버렸음 좋겠다고... 복수심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음?
난 비록 왕따를 당했지만, 난 너네들을 용서할 수 있어요~ ^-^
하는 천사같은 마인드로는 해탈을 했으면 했지 절대 왕따 못벗어남
암튼 난 자퇴생이었으니 그런거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었음
여섯달동안 줄기차게 우유로 당했으니 너네도 우유로 한번 디져봐라 싶었다능
그래서 네모난 곽에 든 우유 한박스 사가지고 우리반 찾아갔음
점심시간이었고 반에 애들은 거의 다 있었던거 같음
복도창문에서 애들 쭉 스캔하다 유독 심하게 나 괴롭히던 년을 찾아냈음
그리고 걸어가서 우유를 하나 따서 얼굴에다 그대로 박박 문질러줬지
난데없이 얼굴에 우유칠 하니까 당연히 돼지 멱따는 소리로 비명 지름
진짜 하고싶은 말 많았음
욕도 하고싶었고 씨발 내가 뭔 죄를 그렇게 지었냐고 따져 묻고싶기도 했음
근데 말이 안나오더라
나 엄청 추했을것임ㅋㅋㅋㅋ 눈물콧물 다 짜면서 목소리는 꺽꺽대면서 계속
"시발년아 너때문에 내가 진짜 죽지못해 살았다 시발" 하고 더듬더듬대면서 미친듯이 소리질렀음
존나 난데없이 당하니까 그년도 당황하고 나도 본격적으로 꼭지가 돌기 시작하는거야
얼굴 딱 보니까 여섯달동안 당한게 원통하고 분해서 시발ㅋㅋㅋ글쓰는데 그때 생각나서 눈물날것같넼ㅋㅋ
미친년처럼 막 우유 집어던지고 애들 책상 뒤집어엎고 그러니까
애들이 "미쳤으면 니네집가서 곱게미쳐 개년아" 하면서 큰소리로 욕하기 시작함
웃긴건ㅋㅋㅋㅋㅋㅋ아무도 말리지않음
지한테 우유튈까봐 책상 가리면서 욕만 존나 해댐ㅉㅉ
근데 누가 갑자기 "가서 쌤좀불러와" 이러니까 갑자기 급 무서워지는거얔ㅋㅋㅋ
바닥이나 교실 커튼이나 온통 우유천지였고 교복이 남색이었는데 허옇게 우유묻어서
애들 옷이 온통 얼룩덜룩한 상태였음
내가 남은 우유를 존나 발로 밟아서 터뜨리면서
옆에서 존나 겁먹고 지켜보던 다른 한년 머리채를 잡았음
걘 복도에서 만나기만 하면 내 어깨 툭툭 치고 뻑하면 화장실에 가둬놓고 지 심심하다고 내 싸대기 치고 하던애였음
당할땐 진짜 너무 무서웠던 애였는데
이렇게 쉬운 걸 왜 못했나 싶을 정도로 힘없이 끌려오는거야
머리채가 쉽게 잡히니까 그년친구들이 와서 뜯어말리는데 내가 미친듯이 몸부림쳐서 떼내고
머리채잡은 년 뺨따구를 몇대 올려쳤음
"씨발년아 아프냐? 어? 이게 아프냐??"
그말하면서 사물함쪽으로 밀어버리고 남은 우유를 걔한테 몽땅 집어던지고 미친듯이 비상구로 튀었어 쌤올까봐
사실 우유 한박스 사서 누구한테 이렇게하고 누구한텐 저렇게 하고
복수하고나면 어떻게어떻게 처신해야지 하고 계획까지 다 짰었는데
막상 걔네 보니까 그런생각 전혀 안들더라 걍 무작정 정신줄 놓고 하고싶은대로 했음
내가그날 눈에 안 띄려고 일부러 그학교 교복을 입고 갔었는데
난리 치고나니까 온몸에 우유투성이더라고... 그래서 비상구에서 대충 준비해간 옷으로 갈아입고
걍 유유히 학교 벗어났음
글쓴거만 보면 내가 존나 깡패년 같은데...
솔직히 저러고 나서도 내 맘도 편하진 않았음
근데 날 그렇게 미친듯이 갈궈댔던 걔넨 두다리 잘 뻗고 잘 잤을테지
쟤네가 저렇게 당했다고 해서 쟤네가 자살같은 걸 할까
난 여섯 달을 당했는데 쟤넨 고작 하루 당한거 가지고 그때 내 심정의 십분의 일이라도 이해할까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되선 안되는게 맞아
그렇지만 저렇게라도 안 했으면 내가 지금껏 살아있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이건 복수라고 하기엔 걍 나혼자 깽판친거고
그날 집가서 진짜 많이 울었어
그러면서 결심을 했음. 내가 보란듯이 그년들보다 더 좋은대학 갈거라고
이게 진짜 복수라고 생각했거든
첫해에는 미끄러졌지만 지금은 재수 성공해서 좋은 대학에 왔어
서성한 라인이면 그래도 우리나라에선 알아주잖아
대학 와서 어떻게하다 보니까 여고때 같은반이었던 애랑 연락이 닿았는데
(얜 왕따같은거 가담 안하고 레얼 존재감없이 공부만 하던 애였음)
걍 넌지시 물어보니 애들 대부분이 그닥 좋은대학은 못 간거 같더라고
대학 비하하려는건 아니니 오해 ㄴㄴ
뭐 나도 고딩때 왕따 심하게 겪은것 때문에 트라우마 생겨서
지금껏 아싸로 지내고 있는건 비밀
나 왕따시켰던 망할년들이나, 때린다고 거기에 폭력으로 맞선 나나.. 둘다 벌받은거지뭐
물론 자랑은 아니야
근데 죽고싶을만큼 힘들면 이렇게라도 해보란 얘길 하고 싶었어
뭘 하든 자살보단 나을 거 아니냐..
내가 해줄수 있는 말은... 딱히 없고
힘내라 진짜.
글이 긴데 읽어줘서 고맙다
댓글 영역